항아리

꽉 찬 항아리에 물을 부어
한 숨을 돌리며 잠시 쉬어
끓는 물에 차가운 물을 섞어
적당한 온도를 찾아가며

그 위에 작은 차나무 잎을 올려
점점 짙어지는 차색에 빠져
평온한 마음으로 한잔을 마셔
그 속에서 나를 돌아본다

내 마음도 항아리처럼 차오르네
작은 일상의 염려들이 어질러지며
그래도 차차 내려가듯이
물고기처럼 자유롭게 헤엄치며

언젠가는 꽉 찬 항아리를 비우듯
이 모든 걸 떨쳐내고 싶어
그리고 다시 차오르는 나의 마음을
평온하게 쉬게 하고 싶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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